본문 바로가기
Movie

더 컨퍼런스(The Conference, Konferensen, 2023)_슬래셔 영화에 어설프게 끌어들인 사회문제는 죽도 밥도 아니었다.

by 홈메이드잼 2024. 4. 14.
슬래셔 영화의 잔혹성에서 오는 재미만을 평한다면 나쁘지 않은 편. 하지만 거기에 자꾸 이런 저런 이유를 붙이려 하니, 이도저도 아니었다. 영 내 취향에 맞지 않았던 영화.

 

 

한 회사에서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쇼핑몰을 만들겠다는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첫 삽을 뜨는 것을 앞두고 단합회를 위해 다같이 숙소에 모였다. 그들은 거기서 회의를 하기도, 술을 마시고, 웃고 떠들며 레크레이션을 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한다. 그 중 리나는 스트레스로 인해 병가를 냈다가 최근에 복직한 인물이다. 이 프로젝트의 자세한 상황을 모르던 그녀는 한 계약서를 발견했고, 자신이 서명하지 않은 것이 분명한 그 계약서에는 자신의 서명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한 농부를 거의 약탈한 계약조항이 써있었다. 그런 리나를 최근 병가를 냈다는 이유로 이 모든 것을 주도한 요나스는 그를 정신병자로 몰고, 이 쇼핑몰을 위해 벌인 온갖 악행들을 라나가 파악해가는 것과 동시에 이 숙소에 연쇄살인마가 나타나 사람들을 하나씩 죽여나가기 시작한다.

 

영화에서는 연쇄살인마의 출현 이유를 붙이기 위해서 쇼핑몰 건설과, 그 건설로 인해 다양한 피해를 받게 된 사람들에 대해서 설명하기는 하지만, 이 영화의 전반의 내용이랑은 거의 - 내가 생각하기에 전혀 - 무관해서 김만 샜다. 괜히 의미부여하려고 하니 재미는 없어지고, 계속 의문만 생겨났다. - 예를 들자면, 복수를 하고 싶었다면 왜 대체 직원들부터 그렇게 잔인하게 죽인건데? 하는. 직원들도 쇼핑몰을 옹호하는 쪽이었으니 복수하고 싶었다고 해도, 여튼 쓸데없이 이유를 생각하게 하니, 슬레셔 영화가 주는 재미가 반감되었다. 개성있는 캐릭터를 잘 만들어놓고, 결국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마지막까지 결론이 없어 허무했다.

 

 

장점도 분명 있었다. 영화의 살해 장면이나 연출 기법은 꽤 기발했다. 물론 엄청 잔인하긴 하지만 노골적인 장면들을 많이 줄인 것도 약간 허들을 낮춰주어 슬레셔 영화라는 장르임에도 그렇게까지 잔인하게 느껴지진 않았고, 장면의 완성도만 보자면 꽤 괜찮은 편이었다. 또 이 영화의 가장 개성적인 부분이었던 가면도 적당히 기괴하면서도 캐릭터성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에 삽을 이용해서 연쇄살인마의 머리를 동강내는 장면은 연쇄살인마의 정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찝찝하면서도 이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부각하는 좋은 장면이었다. - 하지만 이 또한 아쉬웠는데… 쇼핑몰 건설이라는 이 영화에서는 가장 큰 계기를 만들어놓고, 범인이 누구일 것이다 조연들의 입으로 듣게해놓고 결국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은 어쩌면 제 3의 인물에 대한 암시였는지, 그냥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 쓸데없는 장면을 줄이려고 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게 했다.

 

아무튼, 괜한 사회풍자, 비판 같은 장르를 얽혀놓아서 제대로 스토리를 풀어내지 않은 것은 이 영화의 확실한 패착이었다. 영화의 몇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가장 중요한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취향이 안맞아서라고 해두자.)

 

내가 내린 이 영화의 평점은 1/6. (왓챠피디아 2.3/5)

영 내 취향에 맞지는 않아서 추천하기는 조금 애매했다. 잔인하고 웃긴 스웨덴 영화를 보고싶다면... 볼만할지도 모르겠다.